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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간사이] 교토와 오사카의 면요리 (라멘, 우동) 탐방기일상다반사/여행.기록.생각. 2015. 4. 3. 09:30
이번 간사이 여행에서도 나의 면사랑은 계속 되었고, 일주일이 채 안되는 일정동안 거의 매일 교토와 오사카지역의 유명 면요리를 맛보았다.전반적으로 대!만족!
일본 특유의 정갈함과 고퀄리티재료들은 나의 기대를 훨씬 뛰어 넘는 만족감을 주었다. 다녀온 식당들 중 절반은 체인점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라멘 한그릇에 쏟아진 정성이 느껴지면 이미 만족도가 채워진 상태에서 배를 채우게 된다. 한국에서 (값은 비싸지만) 유명 평양 냉면집을 방문했을 때 비슷한 감정이 느껴졌다. 이런 만족감은 요즘 서울에도 쉽게 '일본식 라멘'나 '카레우동'도 쉽게 맛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지식당을 따라갈 수 없음을 알게 해주었다. 이번 여행에선 '진짜'를 보고 온 느낌이다.
사진을 정리하며, 키보드를 두드리는 지금도 군침이 돈다. 그럼 교토부터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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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 히노데 카레우동, 야마모토 멘조 튀김우동, 링거헛(Ringer Hut) 나가사키 짬뽕
@오사카(도톰보리)
: 사천왕 된장라멘, 코무쿠라 야채라멘과 김치라멘, 치보 야끼우동과 오꼬노미야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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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노데(HINODE) 카레우동 @ 교토
은각사(긴카쿠지)를 나와 왼편으로 길게 이어지는 '철학의 길'을 걸었다. 일본 유명 철학자가 매일 교토대로 가는길에 명상을 즐겼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 졌다고 한다. 봄이되면 벚꽃이 만개하는 그길 끝자락에 카레우동으로 유명한 히노데(HINODE)가 있었다.
비가 와서 그런지 기다리시는 분들이 적은 편이었다.
입구쪽 테이블은 이미 만석이라 안쪽 방으로 안내받았다. 4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에 우린 마주보고 앉았고, 옆에는 어색해보이는 젊은 일본인 남녀가 합석했다. 두 커플은 서로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단숨에 알아차렸다. 어색하게 서로를 배려하듯 (다른 사람이 보면 어정쩡하게) 앉은 네사람은 ice breaking을 하듯 서로의 대화를 이어갔다. 외소해 보이는 일본인 남자는 우리를 신경쓰는것인지 테이블 끝꼭에 치우쳐서, 그것도 시종일관 무릎을 꿇은 상태로 식사를 하더라. 나는 되도록 빠르게 먹고 나가야 겠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나의 카레우동은 15분이 지나서야 나왔다.
비주얼은 일단 합격!
그럼,
"한 젓가락 하실래예?ㅋ"
막 음식이 나왔을 땐, 느끼할 줄 알았다. 여행중 맛보던 음식들이 대체로 한국의 같은 음식과 비교해서 단맛과 짠맛 그리고 다소 느끼했던 탓이었다. 그러나 히노데의 카레 우동은 조금은 칼칼한 맛이 나는 진한 카레가 오동통한 면빨에 잘 스며들어 있었다. 어느새 국물까지 쭈우욱!
야마모토 멘조 튀김 우동 @ 교토
대부분의 블로그에서 본 '야마모토 멘조'에 대한 공통평은 이렇다. 여행객보다 "일본 본토사람들이 더 미치도록 먹는다는 우동집"이라고.
아니나 다를까. 버스에서 내려 왼쪽 코너를 돌아 선 순간, 이곳은 처음와봤을지언정 저곳이 그 맛집이라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이사람들은 평일인데 일도 안하나?'
아직 12시가 되려면 멀었는데,
누가봐도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일본사람이 대부분이었는데,
줄어들줄 모르는 대기 줄은 넘치다 못해 'ㄷ'자로 대형을 고쳐 섰다. (옆 가게앞에 줄을 설 수 없으니)
우리는 약 한시간 반이 지난, break time이 한시간도 남지 않은 시각에 가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우리 뒤에있던 정장차림의 일본 젊은이 세명은 분명 결혼식하객도 우리처럼 여행객도 아닐진데 똑같이 한시간 반 넘게 기다렸더라. '이집은 보통집이 아닌가보다..!!' 안내 받은 자리에 다다랐을땐, 학창시절 체력장의 끝판왕 1500미터를 마치고 운동장 바닥에 나를 내려놓듯, 바로 자리에 앉아버렸다. 자리 바로 뒤 외투걸이가 있다는 사실도 5분이 지나서야 알았다.
우리는 요리하는 장면을 바로 볼 수 있는 bar 자리로 안내 받았고, 나는 한시간전에 밖에서 주문한 매콤한 우동을 또 다시 기다리기 시작했다.
역시 주방은 분주하다. 2,30대로 보이는 건장한 요리사분이 우동면을 삶고 튀김을 건져 올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밀려드는 주문에 쉴세없이 움직이면서도 손님이 한명씩 새로 들어올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것은 잊지 않는다.
식사가 끝난 옆자리의 빈그릇은 "언릉 치워주세요!" 라고 외치는듯, 새로 자리에 앉은 손님은 턱을 궤고 음식이 나오길 기다린다.
인테리어 소품도 아기자기 하고, 각종 양념 그릇도 가게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린다.
그러던 중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녀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앗 이건 튀김 우동.
내꺼 아니네 -_-"
바삭함이 다르더라.
곧이어 좀더 붉은 빛깔이 도는 나의 우동이 나타났다.
비쥬얼은 합격!같이 나온게 마였는지 뭐였는지 모르는 튀김이었지만 내스탈은 아니었다.
일본에서 섭취한 거의 모든 음식에 달걀이 들어갔었는데,갠적으로 면요리 국물에 반숙이 터지는걸 좋아라 하지 않아서
마지막까지 살려 두었다.
결국 한입에 쏘옥!
그렇게 길었던 기다림에는 충족되지 않는 (일본 본토사람들 스탈)의 우동이었다.
나가사키 짬뽕 @링거헛(Ringer Hut), 교토
처음 일본식 면요리를 먹었던게 도쿄 오차노미즈에서 마이크포트노이 스네어 한정판을 득템하고 먹었던 나가사키짬뽕이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너무 기쁜나머지 그 스네어를 등에 업고 먹었었으니까. (사실은 칸막이가 있는 1인좌석에 먹어서인데, 감히 고귀한 스네어를 발밑에 내려 놓고는 면발이 목구멍을 넘어가지 않을것 같았다. 그 땐.)
그 기억을 부여 잡은채, 교토에서의 마지막 끼니를 나가사끼짬뽕을 먹기로 했다.
그랬더니 눈앞에 링거헛(Ringer Hut, 피자 헛아님) 이 뙇!
신기한건
나가사키 짬뽕은 1.5배, 2배 곱배기가 공짜!
교자를 포함한 세트 메뉴도 있다.
맛은 특별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그냥 쏘쏘~
계란 된장라멘 @사천왕, 오사카 도톰보리
오사카에서 숙소로 잡았던 곳이 닛폰바시(우리말로 '일본 다리')역 근처로, 관광지로 유명한 도톰보리와도 매우 가까웠다. 토톰보리의 수많은 식당들은 관광객들로 넘쳐났고, 특히나 라멘으로 유명한 '금룡', '사천왕' 은 사람들로 붐볐다.
'네명의 천왕은 어디에..??' 란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메뉴판을 봅니다..
라면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네~그러나 자세히 보면 고명만 다른 간장 or 소금 or 된장 라멘임.
여기도 삶은 달걀은 거의 대부분 다들어간다.
언제나 처음 방문하는 레스토랑에선 기본중에 기본 메뉴를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자판기에서 된장라멘 티켓을 하나 주문해서 들어갑니다. 750엔이면 우리나라돈으로 7000원!
엔저임에도 불구하고 라멘값이 싸진 않지만 그 퀄리티를 생각하면 아깝지 않다.
오...이것은 된장 라멘이가 쌈장라멘인가?진득해보이는 국물 위로 반숙으로 된 삶은 계란이 동동동.
한 젓가락 하실래예?
면이 꼬들꼬들하단 점이 좋았지만,
국물맛이 느무느무 느끼하더라이다.
야채라멘과 김치라멘 @코무쿠라, 신사이바시점
우리나라에도 하늘에서 내려온 김밥집이 여러 체인점이 존재하는 것처럼, 일본에도 라멘 체인점들이 여러가지가 있다. 신사이바시에 있는 애플 스토어 에서 아이패드 에어를 득템하고 사거리 맞은편에 있는 코무쿠라에서 잠시 들러 허기를 달랬다.이 가게의 기본 음식은 '야채 라멘'
짜쟌~배추와 양배추가 듬뿍 들어가 있다.
여기서도 한입~
이 라멘이 한가지 특이한점이라면,
국물이 맑은 편이라는거.
다른 미소, 된장라멘에 비해 깔끔한 맛이 난다.
하지만, 여전히 내 입맛에는 느끼함이 강한편이다.
국물에 떠다니는 저 기름들 보소~
이건 언제 시켰었지?
맛은 좋네요 ㅎ
야채 라멘의 느끼함을 달래기 위해 김치가 추가된 '김치 라멘' 도 메뉴에 있더라.
이 김치.. 한국에서 수입해온 듯.김치 맛이 딱 우리나라 편의점에서 파는 그맛이더라.
급할때 먹기에 괜찮지만, 맛집은 아닌듯.
볶음우동과 오꼬노미야끼 @ 치보, 오사카 도톰보리
사실 일본에 왔으면 오꼬노미야끼를 먹고 가야 해서, 그래도 나름 이름있는 '치보', 도톰보리점에 들어갔다. 주방을 바라보는 bar자리에 착석해서 야끼우동과 오꼬노미야끼를 주문!
꺄르르~ 꺄르르~
빈대떡은 어디에?
근데 맛이 별로..
강남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맛이었다. 워낙 기본 메뉴를 시켜서 그런가? 기본메뉴가 그저 그러면, 비싼 메뉴에 대한 기대감도 작을 수 밖에 없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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