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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바람이 분다.일상다반사/음악 2016. 11. 19. 12:22
사진출처: enjoyaudio.com
이소라 6집, "눈썹달", 수록곡.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가사라고 평가받는 곡이다.
한 문장, 한 문장을 곱씹어 생각하면 할수록
화자의 현재 마음상태가 고스란히 내 마음속으로 전달 되고,
이소라의 목소리여서 그런지 더욱 구슬프게 느껴진다.
자세한 설명은 필요없다.
왜 그런지 묻지 않아도, 단어 하나하나로 그림이 채워진다.
전형적인 '아직 널 기다린다.' 는 한국형 발라드의 대표 (찌질)감성은 찾아 볼 수 없어 더 좋다.
대신, 같은 곳을 향하던 소중했던 이가 떠났고,
냉정하게 홀로 남겨진 현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면서
평범한 듯 하루를 보내는 이의 마음에
칼날같은 바람이 분다.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들으면서 연인과의 이별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살면서 이런 공허함과 무력감은 다양한 상황속에서 마주하게 된다.
어려서는 몰라서 미처 대처 할 수 없었고, 나이를 먹어선 알면서도 부정하고 싶었지만
늘 돌이키기엔 이미 너무 늦었다.
밀려오는 후회와 허무한 마음을 품은 채
홀로 남겨진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내 마음을 잘 추스리는 것밖에 없다는 사실이
남은 내 자존감을 무너뜨리려고 하는 현실 속에서
눈물이 흐른다.
* 가사: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 것 같아 이미 그친 것 같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간다.
바람이 분다. 시린 한기 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
여름 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 것 같아 다 알 것 같아.
내게는 소중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나의 이별은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지워진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내게는 천금 같았던 추억이 담겨져 있던 머리위로 바람이 분다.
눈물이 흐른다.